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1995)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9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메릴 스트립, 애니 콜리, 빅터 슬레잭, 짐 해이니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미국 | 135 분 | 1995-09-23

 

 

할 이야기가 있소.. 한 가지만.
다시는 이야기하지 않을거요.
누구에게도..

그리고 당신이 기억해줬으면 좋겠소.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번 오는거요.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거요
.


 









 

 

이 편지가 당신 손에 제대로 들어가길 바라오.

언제 당신이 이걸 받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소.
내가 죽은 후 언젠가가 될거요.
 

나는 이제 예순 다섯살이오.
그러니까 내가 당신 집 앞길에서 길을 묻기 위해 차를 세 운 것이 13년 전의 바로 오늘이오. 

이 소포가 어떤 식으로든 당신의 생활을 혼란에 빠뜨리지 않으리라는데 도박을 걸고있소.

이 카메라들이 카메라 가게의 중고품 진열장이나 낯선 사람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참을 수가 없었소. 

당신이 이것들을 받을때 쯤에는 모양이 아주 형편없을 거요.
하지만 달리 이걸 남길 만한 사람도 없소. 

이것들을 당신에게 보내는 위험을 
당신으로 하여금 무릅쓰게 해서 정말 미안하오.


나는 1965년에서 1975년까지 거의 길에서 살았소.
당신에게 전화하거나 당신을 찾아가고픈 유혹을 없애기 위해서였소.

깨어 있는 순간마다 느끼곤 하는 그 유혹을 없애려고 얻을 수 있는 모든 해외작업을 따냈소.


"빌어먹을, 난 아이오와의 윈터셋으로 가겠어. 그리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프란체스카를 데리고 와야겠어." 라고 
중얼거린 때가 여러 번 있었소. 

하지만 당신이 한 말을 기억하고 있고 
또 당신의 감정을 존중하오.
어쩌면 당신 말이 옳았는지도 모르겠소. 

그 무더운 금요일 아침 
당신 집 앞길을 빠져나왔던 일이 내가 지금까지 한일과 앞으로 할일 중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는 점만은 분명히 알고 있소. 

사실, 살면서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을 겪은 사람이 몇 사람 이나 있을지 의아스럽소.


나는 1975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을 그만두고
나머지 세월을 대부분 내가 직접 고른 일에 바치고 살고 있소.
한 번에 며칠 정도만 떠나면 되는 작은 일을 골라하고 있소.

재정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그런대로 살아나가고 있소.
언제나 그랬듯이 말이오.

작업의 많은 부분이 푸겟 사운드 주변에서 이루어지오.
나는 그런 식으로 일하는게 마음에 들오. 

남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물을 좋아하게 되는 것 같소.
강이나 바다 말이오.

아 그렇소.
이젠 내게 개도 한마리 생겼소 황금색 리트리버. 
나는 녀석을 "하이웨이"라고 부르는데 여행할 때도 대부분 데리고 다니오. 
녀석은 창문에 고개를 내밀고 좋은 촬영거리가 없나 두리번거리곤 하지. 

1972년, 메인주의 아카디아 국립 공원에 있는 벼랑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발목이 부러졌소.
떨어지면서 목걸이와 메달도 달아나버렸소.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주변에 떨어져 있었소.

보석상에 가서 목걸이 줄을 고쳐야 했소.


나는 마음에 먼지를 안은 채 살고 있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이 정도요. 
당신 전에도 여자들이 몇 있었지만 당신을 만난 이후로는 없었소.

의식적으로 금욕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관심이 없을 뿐이오. 

한번은 제 짝꿍을 사냥꾼의 총에 잃은 거위를 보았소.
당신도 아다시피 거위들은 평생토록 한쌍으로 살잖소.

거위는 며칠동안 호수를 맴돌았소.
내가 마지막으로 거위를 봤을때는 갈대밭 사이에서 아직도 짝을 찾으며 헤엄치고 있었소.

문학적인 면에서 약간 적나라한 유추일지 모르지만
정말이지 내 기분이랑 똑같은 것 같았소. 

안개 내린 아침이나 해가 북서쪽으로 기울어지는 오후에는..

당신이 인생에서 어디쯤 와 있을지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순간에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생각하려고 애쓴다오. 

뭐 복잡할 건 없지.


당신네 마당에 있거나  현관의 그네에 앉아 있거나 아니면 부엌의 싱크대 옆에 서 있겠지. 

그렇지 않소?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소. 
당신에게 어떤 향기가 나는지 
당신에게 얼마나 여름 같은 맛이 나는지도
내 살에 닿는 당신의 살갗이며 
사랑을 나눌 때 당신이 속삭이는 소리까지.

로버트 펜 워렌은 
"신이 포기한것 같은 세상"이란 구절을 사용한 적이 있소.

내가 시간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아주 가까운 표현이오.
하지만 언제나 그런 식으로 살 수는 없잖소.

그런 느낌이 지나치게 강해지면 나는 하이웨이와 함께 해리를 몰고 나가 며칠씩 도로를 달리곤 한다오.

 

나 자신에게 연민을 느끼고 싶지는 않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그리고 대부분은 그런 식으로 느끼지도 않고
대신 당신을 발견한 사실에 감사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고 있소.

우리는 우주의 먼지 두 조각처럼 서로에게 빛을 던졌던 것 같소.
 
신이라고 해도 좋고 우주자체라고 해도 좋소.

그 무엇이든 조화와 질서를 이루는 위대한 구조하에서는 지상의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소.

광대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보면 나흘이든 4억 광년이든 별 차이가 없을거요. 
그 점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려고 애쓴다오. 

하지만 결국 나도 사람이오. 
그리고 아무리 철학적인 이성을 끌어대도 매일 매순간 당신을 원하는 마음까지 막을 수는 없소. 

자비심도 없이 시간이 당신과 함께 보낼 수 없는 시간의 통곡 소리가
내 머리 속 깊은 곳으로 흘러들고 있소. 


당신을 사랑하오.
깊이 완벽하게.

그리고 언제나 그럴 것이오.



 

이별이 그들의 사랑을 완벽하게 만들었다던 누군가의 글이 생각났다.

 

 


책으로도 봐야지. 서점에서 직접 보고 사겠소.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삼 ㅎㅎ

 

 

 책 2015/08/24 - [Review/Book]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Review > Mov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브라더 오시스터(2015)  (0) 2015.08.18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5)  (0) 2015.08.15
마린(The Adopted, 2011)  (2) 2015.08.14
굿바이 평양(2009)  (0) 2015.08.14
가족의 나라(2013), 디어 평양(2006)  (0) 2015.08.1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