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시작할 땐 결심할 필요가 없지만 헤어질 땐 결심이 필요하다.

헤어질 결심은 사랑한다는 뜻이다.

의심하고 미행하고 끝내 수갑 채우려 한다는 점에서 사랑은 하나의 수사극과 같다. 미결된 사건은 평생 기억에 남는 법이다.

어느새 의식할 세 없이 동질감을 느끼는 것


진정한 사랑이란 해준를 만나 존엄성을 회복한 서래처럼 서로를 꼿꼿하게 세워주는 마음 아닐까?

붕괴의 깊이는 무너져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서래는 그 아픔을 알기에 마침내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울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정서경 작가



한국에서는 좋아하는 사람이 결혼했다고 좋아하기를 중단합니까?

참 불쌍한 여자네.

깊은 바다에 버려요. 아무도 못 찾게요.

이걸로 재수사해요. 붕괴 이전으로 돌아가요.

영화 <헤어질 결심>, 존재론적 운명과 마음의 붕괴 (스포 왕창)

헤어질 결심 (2021, Decision to Leave) 나 홀로 걸어가는 안개만이 자욱한 이 거리 그 언젠가 다정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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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  미결 사건보다 괴로운 미완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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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결의 종족


사랑하면 친절해진다. 좋은 걸 주고 싶어진다. 기뻐하는 모습이 보고싶다. 함께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 먹여주고 싶고, 재워주고 싶다. 원하는 걸 다 해주고 싶어진다. 눈빛엔 사랑이… 사랑이 느껴진 말을 되새기고 되새긴다. 보고싶고 함께 있고 싶고 순간을 영원처럼 보내고 싶다.

“사랑한다는 말 없이, 가장 근원적 사랑 보여주고 싶었다”

6월 개봉한 영화 ‘헤어질 결심’ 각본에는 “사랑해”라는 대사가 딱 한 번 나온다. 형사 해준(박해일)이 살인사건 용의자 서래(탕웨이)와 사랑하는 내용이지만, 정작 그 대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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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의 한국말 연기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인터뷰]박찬욱 "이런 사랑도 있는 거죠"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감정을 분출하고, 격정적이고 치명적인, 이런 이야기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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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 “두 배우 감정 하나하나 음미하시길”

[일요신문] “외신에서도 평이 좋으니까 사람이 ‘헤까닥’하게 되잖아요. 품위 없는 표현 죄송합니다(웃음). 약간 현혹됐죠. ‘그런 일이 진짜 벌어지려나?’ 기대를 안 했다면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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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메시지도 없고 어떤 주제라고 부를 만한 것도 없게 만들었어요. 그냥 개인과 감정의 이야기, 서래라는 사람과 해준이라는 사람 둘의 감정의 이야기일 뿐이죠. 감춰져 있어서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관객은 그것을 유심히 들여다봐야 알 수 있어요. 그런 집중을 통해 사람이 어떤 관계를 맺을 때 느끼는 감정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이 이 영화를 보는 의미가 아닐까 싶어요. 그럴 때 슬픈 감정도 있고 아주 답답한 감정도 있고, 유혹을 느낄 때나 아주 우스꽝스러운 순간도 자주 있죠.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사랑에 빠진 모습이기도 하고요. 그런 걸 개인적으로 음미해주셨으면 합니다.”

[인터뷰②]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 "탕웨이 기용할 수 있는 기회였다"

[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헤어질 결심′은 주연으로 호흡을 맞춘 중국배우 탕웨이와 박해일은 물론, 고경표 이정현 박용우 김신영 박정민 등 조연 캐스팅까지 화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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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제목이 갖는 중의적 의미로 인해 보는 시선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박찬욱 감독은 제목에 대한 의미를 전했다. "양쪽의 입장이 다 들어있다. 심지어 정안의 입장도 있고 매 순간 그런 결심을 했지만 실패하고 또 하고 또 하고 헛된 노력의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
"세 번 정도 보시면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전반적으로 한 번 보고, 해준 입장으로 한 번, 서래의 입장으로 한 번 이렇게 총 세 번이 이상적인 횟수라고 생각한다."


정서경 작가

아무 것도 아닌 존재임을 느끼면
삶의 불필요한 고민이 사라져
오히려 삶에 충실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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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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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그 사람이 가진 정신의 궤적을 보여준다. 삶도 비즈니스도 결국은 긴 호흡과 영혼의 승부.

필자 역시 이 책을 진행하면서 그의 영혼에 정신적 자양이 된 많은 명구를 발견했고, 또 그 영혼을 공유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독일 작가 마르틴 발저.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만들어진다.

남보다 두세 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라. 하로나카 헤이스케 <학문의 즐거움>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나는 미리 남보다 시간을 두세 배 더 투자할 각오를 한다. 그것이 평범한 두뇌를 지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 하는 것보다는 끝까지 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인생에는 깊이 생각해야 하는 시기가 있다. 공부하는 목적 중에는 사고력을 키우는 것도 포함된다. 지혜가 깊어지려면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지 않은 사람은 인간 특유의 폭넓은 사고의 훈련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두뇌는 깊이 생각하는 힘, 즉 깊이 있는 지혜가 자라나지 않는다. 지혜는 넓어야 하고 깊어야 한다. 또 힘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지혜가 가져야 하는 힘은 바로 결단력이다." "창조하는 인생이야말로 최고의 인생이다." 창조라는 것은 출발점에서는 모두 유치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충분히 성장해야만 비로소 이용 가치가 밝혀지는 것이다. 프랭클린은 창조의 과정이 아기를 키워가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창조의 기쁨은 새로운 나르르 발견하는 데에서 비롯되고, 더 나아가서는 나 자신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살아가는 것은 배우는 것이고, 배움에는 기쁨이 있다. 또한 살아가는 것은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것이고, 창조에는 배움의 단계에서 맛볼 수 없는 큰 기쁨이 있다. "문제와 함께 잠자라 Sleep with Problem" 어려운 문제를 풀려 할 때 그 문제와 함께 생활하는 자세를 가져라.

고민하라, 그리고 또 고민하라. 나쓰메 소세키 <고민하는 힘> '알고 있다'와 '사고하다'는 다릅니다. '정보'와 '지성'은 같지 않습니다. 인간이라는 것은 '자기가 자기로 살아가기 위해' 일을 합니다. '자기가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어서 좋다'는 실감을 얻기 위해서는 역시 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 속에서 자기를 재확인할 수 있고, 나는 이렇게 살아도 된다는 안도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감과도 관계가 있는 듯이 보입니다. 단순히 "죽어서는 안 된다"고 말할 수 는 없을 듯합니다. 그러나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관계를 맺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 의미를 확신할 수 있을 때 '삶'과 '죽음'이 모두 비슷한 무게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사랑도 배워야 하는 기술이다. "공부만 하다 보니까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좁아져 그런 것 같네. 별일 아니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걸세. 다만 공부만 하지 말고 서클 활동도 하고 친구도 사귀고 놀러 다니기도 하는 게 좋을 것 같군." 의료봉사는 안철수에게 또 다른 깨달음을 주기도 했다. 바로 사람과 돈, 그리고 먹고 사는 문제 같은 것에 대한 자각이었다.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그 뒤로 우리는 거의 매일 만났고, 수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무슨 이야기가 그리 많았는지 만나면 이야기가 끊어질 줄을 몰랐어요. 사실 나에게는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거든요." 

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 다음 옮겨라. 남들은 성공했다고 할지 모르지만 나는 늘 긴장 속에서 살았던 겁니다. 회사를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게 만들어놓고 보니까 걸림돌이 하나 돌출됐는데, 바로 나였어요. 내가 물러날 때가 됐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나도 아내와 딸 곁으로 가서 같이 열심히 공부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티셔츠, 청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살 겁니다." 

100퍼센트 확신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돌진해라. 소방서에서 계획하듯 계획할 줄 알아야 한다. 소방서는 언제 불이 날지 모르지만, 항상 대처할 수 있는 효율적인 팀을 구성한다. 앤드류 그로브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어떤 책을 읽었다고 말하지 마라. 그것을 통해 그대가 얼마만큼 나아졌고, 얼마만큼 더 깊은 정신을 가진 인간이 되었는가를 실천해보일 수 있어야 한다. 책은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내용을 잘 읽었다고 해서 그대가 그만큼 성장했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중요한 것은 그대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가 하는 것이다.

실행하지 않으면 발전은 없다.

싸우지 말고 이겨라.

독서가 미래를 만든다. <세계 명문가의 독서 교육> 295page

안철수식 독서방법 321page

안철수연구소 권장도서 28선

 

11p. 의학 쪽에는 이미 많은 인력이 있고 나보다 훨씬 재능 있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바이러스 보안 쪽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면 나를 절실하게 원하는 쪽은 의학계가 아니라 컴퓨터 보안 쪽일는지 모른다.

당시 그는 대학원에 진학해서 박사 학위를 땄을 뿐만 아니라 만 스물일곱 살의 최연소 의과대학 학과장이 된 상태였다. 본인으로서도 10년이 넘는 동안 힘들게 해온 의학 공부를, 장래가 보장된 탄탄한 의사의 길을 버린다는 것이 무척 아쉽고 아까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한 사람의 병을 고치는 의사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분야에 인생을 걸기로 한 것이다.

그는 회사를 세운 지 정확히 10년이 되는 날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곧바로 미국 유학을 떠났다. 그리고 그는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 스쿨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MBA를 땄다.

"학생 여러분! 내가 직업을 가벼운 마음으로 바꿨다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끝까지 간 다음 다른 곳으로 옮겨간 것뿐입니다. 여러분과도 최선을 다해 끝까지 가고 싶습니다."

"과거를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노인이고 미래를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청춘입니다."

 

19p. 무언가를 도전할 때 다음의 세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1. 내가 정말로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인지

2.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열정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인지

3. 실제로 내가 일을 잘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일인지

독일의 작가 마르틴 발저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만들어진다"

어떤 것을 이루고 무언인가가 되는 데 가장 유익한 길잡이로 책을 선택했다고 말한다.

 

38p. "옛날에 토머스 에디슨이란 아주 훌륭한 발명가가 있었는데 그 사람도 어렸을 적에 너처럼 알을 품어서 새끼를 까겠다고 했단다. 엄마는 네가 그런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기쁘구나."

그가 어릴 때 살던 집에 꽤 넓은 마당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정성 어린 보살핌과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 있었던 것이다.

"아니, 우리 철수가 옥상을 완전히 꽃밭으로 만들어놓았구나. 그렇게 꽃들을 가지런하게 키워놓다니 정말 보기 좋은걸!"

병원 일 때문에 늘 바쁘신 아버지가 옥상에 모처럼 올라오셔서 감탄을 하셨다. 아버지는 이웃 사람들을 불러서 아들이 만든 꽃밭을 보여주며 자랑하셨다. 어른들도 꽃들이 만발한 옥상을 옥상정원이라고 부르며 매우 즐거워하셨다.

섬세하고 구체적인 현장 교육을 받은 파인만에게는 공부가 스트레스가 아니라 즐거움 그 자체였다.

 

147p. 워렌 버핏

가격은 우리가 내는 돈.

가치란 그를 통해 우리가 얻는 것.

고용할 사람을 찾을 때는 성실함, 지능, 에너지 등 세 가지 자질을 따져 보라.

 

150p. 마이클 E. 포터

전략의 요체는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153p. 아인슈타인

셀 수 있다고 모두 중요한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이라고 모두 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59p. 피터 드러커(미국 경영학자)

경영 성과는 문제를 해결함으로써가 아닌 수많은 기회를 이용함으로써 얻어진다.

 

173p. 성공한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여덟 가지 습관

1. 시간을 알려주지 말고 시계를 만들어주어라. Clock building, not time telling

2. 이윤 추구를 넘어서 More than profits

3. 핵심을 보존하라. 발전을 자극하라. Preserve the core/ Stimulate progress

4. 크고 위험하고 대담한 목표 Big hairy audacious goals

5. 사교 같은 기업문화 Cult-like cultures

6. 많은 것을 시도하고 잘되는 것에 집중하라. Try a lot of stuff and keep what works

7. 내부에서 성장한 경영진 Home-grown management

8. 끊임없는 개선 추구 Good enough never is

 

194p. 나이키 모토 '더 강하고, 더 가볍게, 더 빠르게'

*모토(motto) 살아 나가거나 일을 하는 데 있어서 표어나 신조 따위로 삼는 말.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To see the world,

things dangerous to come to, 

to see behind walls,

to draw closer,

to find each other and to fell.

That is the purpose of life.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194p. 나이키의 공동창업주 빌 바우어만의 경영철학

디자인과 품질 관리에서 엄격한 기준을 세워 지켜나간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나이키를 단순한 신발이 아니라고 믿었다. 스포츠가 가진 모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이자 기초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원칙을 세웠고 그것을 실행함으로써 최고의 품질, 최고의 브랜드 파워를 탄생시켰다.

 

도미노 피자 창업주 톰 모너건

"어떻게 움치고 뛸 수도 없는 열악하기 그지없는 환경, 최대 최악의 불운, 그렇게 어려운 난관일수록, 거기에 실로 근사하고 멋진 기회가 감춰져 있습니다. 어쩌면 그 시련이야말로 당신의 성공을 위해 주어진 최고의 선물일지 모릅니다."

199p. 무조건 많은 책을 읽는 것보다 좋은 책을 천천히 생각해가면서 읽는 것이 좋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기가 이미 알고 경험한 정도만큼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때문에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깨우치기 위한 노력을 할 때만이 책을 읽는 진정한 가치가 있다. 책은 정답을 제시해주지 않는다. 충실한 조언자이자 동반자 역할을 할 뿐이다. 책을 읽고 머리로만 깨우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책으로 쌓은 지혜와 견문은 오랜 시간 내재된 후에야 빛을 발하기 때문에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꾸준히 책을 읽어야 한다.

미지의 세계로 들어갈 때 나는 항상 책을 통해서 먼저 그 세계를 간접 경험함으로써 그 세계로 진입해 들어갔다.

 

방황하는 청춘에게, 한 번 뿐인 인생에게

1. 나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진정한 비교의 대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사이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 자기에게 정말 맞는 분야를 찾기 위해 쓰는 시간은 값진 시간이다.

3. 운이라는 것은 기회와 준비가 만났을 때다. 모든 사람에게 기회는 온다. 준비된 사람만이 그 기회를 자기 것으로 가질 수 있다.

4.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는 기회가 오히려 불행이다.

5. 매 순간 열심히 살다 보면 저절로 길이 보인다.

6.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성공의 요람이 아니라 실패의 요람이다. 100개의 기업 중 하나만 살아남는다. 하지만 실패한 기업이라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계속 기회를 준다. 실패한 사람이라도 계속 기회를 주는 것이 젊은이들의 도전 정신을 만든다.

7. 성공을 100퍼센트 개인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머리가 좋고 개인적인 성공만 추구하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가를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사명감이 중요하다.

8. 열심히 살았던 삶의 태도는 핏속에 녹아 몸속에 흐르면서 남아 있다. 지식은 유한하지만 삶의 방식은 평생 가기 때문이다.

9.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나는 미리 남보다 시간을 두세 배 더 투자할 각오를 한다. 그것이 평범한 두뇌를 지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10. 패러다임 변화를 읽는 정확한 눈의 출발점은 자기가 하는 작은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고민하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과 고민이 이어질 때 다음 단계가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11. 우주에 절대적인 존재가 있든 없든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나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정말 빨리 읽은 책이다. 가독성이 그냥 대화하는 수준. 좋다.ㅋㅋ 역시나 저자가 전공한 유아교육학은 매력적인 만능학과이다.

읽으며(특히 초반부에서..) 내가 주로 생활하는 주방-거실-안방의 구조를 바꿀 수 있었다. 

거실의 쇼파 빼기, 안방의 책상 주방으로 옮겨서 식탁으로 쓰기, 주방의 넓은 책상 거실로 빼서 거실 서재로 만들기 :-)

 

공간에 역할을 부여하기.

같은 톤으로 묶어 배치하기.

내 공간 갖기.

남편의 휴식 공간을 정리정돈하기.

옷은 옷끼리, 책은 책끼리.

화장실은 가능한 비우기(수생식물 키우기, 건식 추천).

큰 TV를 다시 남편방에 넣어주기(거실장도 들어가면 change).

작은 TV를 어디에 둘지는 위의 내용을 반영해보고 결정해야겠다.

그림 도구 꺼내기.

쇼파와의 이별(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 앉아도 매우 짧은 시간)

쇼파든 의자든 이제는 언제나 1인으로....

거실에 내 책상을 마련해서 아이를 보며 작업할 수 있도록 바꿈

 

---

공간을 정리하는 것은 곧 인생을 정리하는 것과 같다.

머릿속이 복잡한 사람은 집고 복잡합니다. 아니, 집이 복잡해서 머릿속이 복잡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집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대부분 과거에 대한 집착, 미련에 관한 물건이거나 혹은 미래에 대한 걱정, 불안으로 인해 집에 들인 무언가입니다. 쓰지도 않을 게 뻔한데 사다 쟁여둔 물건들, 이미 한참 전에 떠나 보냈어야 했던 물건들이 '지금 이 순간'의 내 행복을 망치고 있습니다.

정리를 통해 과거와 미래가 아닌 현재의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집은 현재의 내가 편안해야 하는 공간이므로, 과거의 집착과 미래의 걱정을 정리하는 일이 중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물건은 숨기지 말고 드러내자(가장 큰 공간 혹은 좋아하는 공간에).

가장 자주, 오래 머물러야 하는 공간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좋다(거실에 테이블을 놓고, 엄마아빠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서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는 방법). 

집을 재구성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방마다 역할을 정해주는 것이다. 쌓여 있던 물건들은 카테고리별로 분류해서 방에 넣어준다. 공간에 알맞은 역할을 정해주지 않으면 언제든 창고처럼 물건이 쌓인다.

집은 곧 그 사람이기 때문에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공간을 다뤄야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사람에 대한 공부가 중요하다. 그 '사람'에 대해 먼저 알고 전체적인 집의 콘셉트와 분위기를 정하면 더욱 만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함께 집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쌓이는 친밀감.

당신의 집은 다른 집과 다른 어떤 독특한 특징이 있나요? 이 질문은 '당신은 다른 사람과 무엇이 다른가요?'라는 질문과 같다.

'사용', '전시', '보관'의 3가지 카테고리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물건은 버리는 것이 좋다. 영영 돌아보지 않을 추억이라면 건강하게 이별하는 연습도 필요하죠.

또 살면서 짐이 늘고 어수선해지겠지만 언제든 좋았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좋았던 상태'가 어떤 것인지 직접 경험해보고 느껴본 사람만 가능한 일이죠.

일단 비슷한 물건들, 똑같은 종류의 물건들을 한곳에 모아서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명한 비우기 방법 중에 언급했던 '물건 파악하기'와 같은 방식이죠. 희한하게도 어르신들은 숨은 공간 사이사이에 물건을 끼워 놓는 것을 굉장히 즐깁니다. 사이사이에 끼워놓았던 물건들을 다 꺼내서 한곳에 모아놓으면 부모님도 깜짝 놀랄 것입니다. 물어보지도 않고 한꺼번에 왕창 갖다 버리면 상실감이나 섭섭한 마음이 생각보다 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아놓고 차근차근 정리하다 보면 부모님도 느끼는 바가 있을 것입니다. '내가 참 많은 걸 모으면서 살아왔구나.'하며 물건에 대한 집착을 조금이나마 내려놓게 됩니다.

좋아하는 공간에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즐거움이 배가된다. 그림 그리기가 취미인 의뢰인의 방에 이젤을 놓아주었다.

의뢰인과 전문가의 공감. 신뢰하며 솔직한 이야기를 해주고, 그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한다면 공간 재구성의 결과물은 최상일 수 밖에 없다. 많은 이야기와 소중한 물건들을 공유한 후에 느끼는 묘한 연대감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정리를 통해 번잡한 일상을 잊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단순한 공간을 만들었다.

'냉장고 메뉴판 만들기' 가족끼리 공유하기도 쉽고, 빨리 해치우고 싶은 마음이 들어 버리는 식재료도 많이 줄어듭니다. 메뉴판 만들기가 어렵다면 간단히 냉장고 속에 어떤 반찬, 간식, 재료들이 있는지만 적어놔도 좋습니다. 자석칠판 같은 아이템.

항상 깔끔한 욕실의 비밀은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화장실에 수경재배 식물 두기. 분위기를 더 좋게 만들고, 잘 자라고 냄새를 잡아주는 역할도 한다.

수경재배 식물 : 테이블 야자, 스킨답더스, 산호수, 스파트필름(청초한 꽃을 피움. 습기에 강하고 암모니아 제거 능력이 탁월), 싱고니움(반그늘을 좋아하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잘 자람)

"지금을 즐겨!"

일요일 아침마다 늦잠 자는 딸들을 꺠워 야외로 나가, 변화하는 산과 들을 보며 흐르는 물의 감촉을 느끼고 자연의 냄새를 맡아보라 하셨던 친정아버지

"늘 당당해라!"

외모, 할벌, 재산보다 더 중요한 건 시작할 수 있는 용기라며 작은 일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던 친정어머니

"대학원 공부 시작한다고? 사업 확장으로 서울 올라간다고? 우리 며느리 하고 싶은 것 다해."

"나도 엄마처럼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좋아하는 일 하면서 웃음을 주는 사람이 될래."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릴 수 있는 저의 원동력은 언제나 가족입니다. 

Why on earth is English like that?

on earth 도대체, 대체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영어 사용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라면 영어와 사귀기가 좀 쉬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어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영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리고 정답이 무엇이고 표준이 무엇인지를 따지기보다는 원리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중요하지요.

영어도 하나의 언어일 뿐

두뇌와 청각과 발성을 총가동하는 언어 발달도 특정한 시기에 강력하게 이루어지는 것이죠. 이를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라고 부르며 개인 차이가 있긴 하지만 2세부터 12~14세 사춘기 무렵까지를 가리킵니다. 

'나만의 이유가 있는 영어'를 향한 의지와 효과적인 습득 방법을 찾는다면 가능합니다. 이미 하나의 언어를 습득한 우리의 지적 경험이 외국어 습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I don't think so. That's why you are there!  유창함>정확함

우리의 목표는 원어민처럼 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커뮤니케이터가 되는 것이니까요.

주어 하나와 동사 하나만이라도 단순하나 문장을 만들어 상대방과 짤막한 대화를 주고받아 보세요. 더 과감하게 시도해도 됩니다. 영어는 나를 시험하는 도구가 아니라 내가 마음껏 실험할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When one tugs at a single thing in nature, he finds it attached to the rest of the world.

(한 가지를 잘 이해하는 사람은 그것이 세상의 나머지 것과 연결되어 있음을 안다) 미국의 자연주의자 존 뮤어가 한 말

한국어와 영어를 보면 기원도 다르고 역사적으로도 공통점이 전혀 없는 데다가 언어 유형의 차이마저 상당히 큽니다. 우리가 영어를 잘하기 어려운 이유가 다 있었던 겁니다.

 

<영어를 공부하는 성인이 언어직관을 일깨울 수 있는 기초적인 방법>

1. 모국어를 익힐 때와 비슷하게 입력 자료가 풍성한 환경을 만드는 것. 즉 충분히 들어야 합니다.

2. 자주 소리 내어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

3. 가능한 모든 기회를 살려 실제로 사용해보는 것

'특별히 언어의 원리를 염두해 두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The cat is cute"라는 문장의 첫 부분이 the인지 a인지 명확히 잘 들리지 않고 동사가 was인지 is인지는 분명하지 않더라고, 주어인 cat과 'be동사+cute'라는 술어 부분은 들려야 하죠. 그래서 정확한 문장은 몰라도 '고양이가 귀엽다'는 뜻이라는 정도는 알아야 합니다.

듣기 연습에 좋은 자료는 내용을 70퍼센터 이상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적당합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데 무작정 틀어놓고 듣는 것만으로는 큰 효과가 없습니다. 계속 연습해 들어왔던 자료가 이젠 너무 잘 들린다 싶을 때 조금씩 수준을 높이면 됩니다.

초보자라면 스마트폰 어플 '리스너 Listener'를 추천. 텍스트도 제공하지만 아직은 눈길도 주지 마세요. 많이 듣는 것이 우선입니다.

여러 오디오북도 적절한 자료입니다. 정말 초보자라면 어린이 동화동요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수준이 좋아지면 '테드 토크 TED Talks' 같은 강연을 들어보세요. 폭넓은 주제와 다양한 난이도의 강연들이 많아 흥미롭고 유익하죠.

테드 토크를 이용해서 영어 학습을 하도록 반복 기능을 담은 어플 '테드 미 TED ME'도 활용해보세요.

중요한 원칙은 듣는 자료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자막을 읽으려는 유혹은 떨치고 지겹다 싶을 정도로 반복해 들어야 합니다. 영어의 리듬에 익숙해지고 영어 말소리의 특성이 이해되기 시작했다면 첫 단계는 성공입니다.

 

중학교 때 처음 영어를 배움. 팝송을 최대한 비슷하게 흉내 낸 경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이모가 '(영어로) 말하는 인형'을 사다준다고 약속을 해서, 그 인형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싶은 마음에 영어를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고 합

Fake it until you make it. (될 때까지 그런 척하라!)

듣기와 거의 동시에 따라 말하는 것을 '섀도잉 shadowing'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면 두 번째 단계도 성공입니다. 중간 중간 자신의 말소리를 녹음해서 듣고 점검해보세요. 전문가에게 교정을 받으면 한층 더 도움이 됩니다.

내가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 번 떠올려 보세요. 구체적인 목표가 있으면 영어 익히기가 쉽고 즐거워집니다. 그 목표를 바탕으로 당장에 시도해볼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내서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합니다.

 

camera 캐-머러. 단어 첫머리에 강세를 두고 첫 번재 모음 a를 '애'로 발음해야 함

캐나다 토론토 Toronto = 터라-노

 

한국어는 조용히 제자리를 도는 회전목마 같고, 영어는 심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롤러코스터 같다. 두 언어의 두드러진 차이는 운율 구조가 달라서 생긴다. 운율은 단어뿐 아니라 구와 문장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영어와 한국어는 기본적인 구성 방식부터 아주 다르다.

 

공자

귀족주의적 발언. 엘리트 독재주의. 히틀러. 정치만능주의자. 충효사상(수직적 복종만을 강요, 봉건윤리의 극치)

공자가 살았던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는 백가쟁명식의 언로가 트린 개방사회였다. 그러나 공자는 그것을 '혼란'으로 인식하고 주나라 시대 초기의 독재체제를 그리워했다. 그는 언제나 "옛날이 좋았다"고 읊어대며 다양한 사상과 철학이 공존하는 당대의 현실을 '난세'로 보아 불만스러워했다.

그를 진정한 학자라고 볼 수 없다. 요즘 말로 하면 '정치 교수'쯤 될 것이다. 그는 늘 '배움'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것은 일반 민중들에겐 해당사항이 아니었다. 당시에 문자를 아는 사람은 전 인구의 5%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유교가 받드는 신은 '조상 신이었다. 부모가 죽으면 3년간 시묘살이(무덤 곁에 상주하며 매일 제사를 받드는 것)를 해야 할 만큼이나 유교 신자들은 조상에 억눌려 비참한 삶을 살아야 했다.

문화의 발전은 '권태->변태->창조'의 순서를 따른다.

대통령 중심제에서 내각책임제로 바꾸는 것이 한결 낫다.

아나키즘(무정부주의)

마키아벨리즘(목적을 위하여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것)

중국을 통일하고 공산주의 국가로 만든 모택동. 심한 빈부격차와 양극화 현상


장자

태고의 원시시대를 그리워하고 있다. 그러나 자연 그대로의 원시 상태는 처절한 약육강식의 장이었을 뿐, 절대로 평화롭지 못했다. 월리엄 골딩의 소설 [파리 대왕]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순진해 보이는 소년들을 자연 그대로 내버려 두자 금세 아비규환의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이것이 바로 '실존적 현실'인 것이다. 장자는 순진한(또는 어리석은) 낭만주의자였는지도 모른다.

무위자연. 서양의 루소가 말한 "자연으로 돌아가라"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말. 환경파괴가 극도에 다다라 온난화 현상 등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시점에서 보면 자못 의미심장한 교훈을 준다. 

한방의학은 내과질환과 만성질환에서는 서양의학보다 훨씬 더 우수한 면을 내포하고 있다(?). 대체의학(?). 천연 약초로 치료하는 것(?). 그러나 외과적 질환과 응급의학 면에 있어서는 한방의학은 도저히 서양의학을 따라갈 수 없다. 당장 수술해야 하는 병에 있어 한방의학은 속수무책인 것이다.

무위자연의 삶이란 공상적 유토피아에 불과할 뿐이지 실생활에 적용시킬 수 있는 실용주의적 처방은 되지 못한다.

장자 책에는 공자를 비웃는 글이 자주 등장한다. 벼슬을 구걸하러 다니는 공자가 먹을 것을 찾아다니는 비루먹은 개 같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나 정치가 일종의 '필요악'이라고 볼 때, 장자의 정치 무용론은 너무나 소박한 이상주의로 보인다. 

모든 사람들이 다 장자 같은 삶을 살아간다면 그 사회는 퇴락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새로운 과학적 발명이나 발견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사과 한 개를 훔치면 도둑이 되지만, 나라를 훔치면 왕이 된다"

탁월한 낭만주의자. 판타지적 상상력. 생사일여

장자라는 책은 나에게 사상서라기보다는 문학 작품으로 읽힌다. 돌연한 삶의 변고를 당했을 때, '마음의 위한'을 주는 서적으로 기능했다. '제도권에서 일려난 삶'을 합리화 시켜주고 위무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장자의 사상은 우수한 심리치료사 역할을 해준다고도 볼 수 있다.

 

주자

예법을 중요시하여,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까지 세세한 규직을 정해놓아 백성들을 숨 막히게 했다(ㅋㅋ). 

"어른 앞에서는 무엇을 먹을 때 반드시 씹는 소리가 나지 않게 하고, 음식을 천천히 목구멍으로 넘기며, 음식 냄새를 맡는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한다." 참으로 쪼잔하지 않은가?

공허한 말장난(또는 말싸움)으로 사회지도자들이 세월을 허비하였다.

우리나라 지폐에 이율곡과 이퇴계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는 것이 참으로 통탄스럽다. ... 이율곡의 모친인 신사임당의 얼굴까지 지폐에 그려졌다. 대한민국이 마치 조선왕조시대의 낡아빠진 사상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것처럼 되어버린 셈이다. 조선왕조가 공허한 주자학이론 때문에 망해버렸다는 걸 잘 알면서도 왜 지폐에까지 그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의 초상을 그려 넣어야 한단 말인가? 외국에는 작가나 미술가나 과학자 등의 초상이 들어가 있는 지폐도 많은데 말이다.

이율곡과 이퇴계, 그리고 그들의 문하생들은 '이기호발(이와 기가 함께 작동한다)'이니 '기발이승(기가 작동한 연후에 이가 그것에 올라탄다)'이니 해가며 허구한 날 공허하지 짝이 없는 논쟁으로 날을 지새웠다. 그러면서 과학, 의학, 천문학 등을 멸시하거나 천시했다. 그래서야 실질적인 사회 발전이 이루어질 수 없다.

공자, 맹자, 주자 등의 정치이론은 공리공론에 불과하여 마키아벨리의 실질적 정치이론([군주론]으로 대표되는)보다 훨씬 쓰임새가 없다. 군비확장 이전에 임금이 덕을 쌓는 것이 국방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 유교의 주장이었다. 그런 지경이었으니 나라가 외세의 침략에 꼼짝도 못하고 무너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양주

솔직한 육체적 쾌락주의자. "살아있을 때의 낙을 생각해야 하고 죽은 후의 걱정은 하지 말아야 한다"

솔직한 이기주의. 실존주의. 종교가 죽은 후의 '내세'에 대한 공포심을 조장하여 민중들을 겁준다는 사실과 비교해 볼 때, 양주의 주장은 한결 실존주의에 가까워 썩 마음에 든다. 내 생각도 양주의 생각과 같다.

'쾌락'은 '행복'과 같은 뜻이고 우리는 평생토록 쾌락을 좇아 살아가는 존재이다. 

결혼은 섹스의 무덤이기 떄문이다.

남을 위한답시고 자신의 쾌락을 희생시키는 사람들은 독선적이고 잔인한 독재자들 중에서 많이 발견된다. 크롬웰(영국의 청교도 혁명을 이끈), 히틀러(끔찍한 유대인 학살을 감행한 나치 독일의, 히틀러는 섹스도 결벽증적으로 절제했던 엄격한 채식주의자였다), 로베스피에르(프랑스 혁명기에 살벌한 공포정치를 펼친).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지나치게 근검성실하고 지나치게 자신의 쾌락을 희생시키며 지나치게 도덕적인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런 사람들 가운데는 독실한 종교인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은 대체로 남에게 도덕적 충고(사실은 충고가 아니라 참견이지만)를 해주기 좋아한다. 될 수 있는 대로 그런 사람들을 멀리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

밤이 없고 낮만 있는 세상이란 얼마나 무미건조한 세상일 것인가?

 

순자

인간의 본성을 직시하여 거기에 맞는 실제적 처방을 내려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그래서 그는 교육을 중시하였고, 성악설의 진짜 핵심은 부정적 인간 인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한 인간 의식의 개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사디스틱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게 뭐 특별할 것도 없다. 약육강식의 장(場)인 이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사디스틱하게 행동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순자는 철저한 무신론자였다.

맹자가 말한 성선설은 그의 '소망적 사고'에 불과한 것이다. 전쟁터에서는 적군을 많이 죽일수록 '선한 영웅' 대접을 받지 않는가?

인간의 욕심은 동물들보다 훨씬 더 추악한 양상을 띄고 있다고 보았다. 즉 '명예욕'과 '물욕'이 인간의 심성을 지배한다고 보고, 거기서 모든 사회적 병리 현상이 발생한다고 단언하였다. 인간은 모두 '나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손해'를 요구하고, 그래서 온갖 갈등이 야기된다고 주장했다.

순자는 인간 모두가 욕심의 노예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화성기위'를 제시하고 있다. 사려를 깊게 하여 될 수 있는 한 욕심을 억누르자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선천적인 양심을 믿지 말고 후천적인 마음 수양에 주력하자는 것이다. 여기서 '위'란 곧 의지의 실천과 후천적 노력을 의미한다.

교육에 의해 인간의 인성이 바르고 선하게 변하면 주어진 운명을 극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독교 사상처럼 무조건 하늘의 은혜에 감사하거나 찬탄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무엇이든 하늘의 뜻이라고 체념적으로 순종해서도 안된다. 당당하게 맞짱을 떠야 하는 것이다. 무신론자의 태도로 일관하며 신에게 공포와 전율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려면 '비관적 인생관'이라는 예방주사를 미리 맞아둘 필요가 있다.

 

데카르트

최근에 나는 어느 일본 의사가 쓴 <뇌는 병을 못 고쳐도 장은 병을 고친다>라는 책을 읽어본 바 있다. 장내의 세균들이 인체의 신진대사를 주관하고 있다는 게 그 의사의 주장이었다. 그 의사는 정신병까지도 장내 유해균의 장난 때문으로 보고 있었다. 나는 상당히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했다.

남녀가 서로 사랑할 때 행복감이 느껴지려면 스킨십을 통해 쾌락한 감각을 교환해야 한다.

인도에서 발견된 늑대가 기른 카마라(1941년에 덴버 대학과 엘 대학의 두 교수에 의해 중대한 기록이 발견되었다. 그것은 인도에서 발견된 늑대가 키운 두 아이를 싱 목사가 데려와 교육한 9년간이 과정이 담긴 싱 목사의 일기장으로 인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자료다. 늑대가 키운 아이 중 한 명은 2세, 또 한 명은 7세 정도 된 여자 아이였다. 작은아이에게는 아마라, 큰 아이에게는 카마라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두 아이는 가슴과 어깨, 머리에 긴 털이 빽빽이 나 있었는데, 그것을 잘라 내자 제법 인간다워졌다. 인도 원주민들은 종종 여자 아이를 버리곤 하는데 이런 관습에 따라 버려진 두 아이를 어미 늑대가 주워 다 키워 이 아이들은 늑대 굴에서 다른 늑대들과 함께 자란 것으로 추정된다. 젖먹이 때는 늑대 젖을 그 후에는 어미 늑대가 잡아온 짐승이나 새 등을 먹고 자랐던 것이다. 늑대 굴에서 두 아이는 늑대처럼 길러져 눈은 늑대와 같이 암흑 속의 생활에 익숙해졌고 코는 대단히 예민해져 있다. 또 늑대처럼 손을 짚고 달려 어깨가 넓고 강하며, 다리는 가랑이에서부터 굽어 있다. 물건을 집을 때나 음식을 먹을 때는 손을 쓰지 않고 입을 사용했다. 특히 카마라는 늑대와 같은 생태가 발달해 날고기뿐만 아니라 썩은 고기도 무척 좋아했다. 외부 온도 변화에 익숙하여 땀을 흘리지 않고 더울 때는 혀를 늘어뜨리고 헐떡인다. 피부는 미끌미끌하고 손바닥을 짚고 다녀 손바닥에는 못이 박혔다. 머리카락은 길게 자라 헝클어져 있었고 머리는 이상하게 커 보인다. 소리가 나면 귀를 세우고 긴장하며 화나게 하면 코를 씰룩거렸다. 또 먹고 있을 때 귀찮게 하면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렸다. 카마라는 어둠을 좋아하고 불과 태양을 무서워한다. 낮에는 자거나 드러누워 있고 해가 지면 활동하기 시작한다. 이 지방의 늑대는 밤중에 반드시 3회, 그것도 거의 정확한 시간인 새벽 1시와 3시, 오후 10시에 밀림의 늑대 무리끼리 서로 울부짖는 습성을 갖고 있다. 카마라와 아마라도 이 시간이 되면 함께 울부짖었다. 이 습성은 두 아이가 인간 사회에서 교육받고 자란 후에도 끈질기게 남아 있었다. 카마라의 목소리는 독특해 사람이 소리인지, 짐승의 소리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카마라와 아마라를 고아원 아이들과 놀게 하려고 애썼지만 오랫동안 전혀 효과가 없었다. 어떤 것을 보여 주어도 혼자서 벽을 향해 쭈그리고 앉아 가끔 경계의 눈빛을 보낼 뿐이다. 옆에 가면 이빨을 드러내고 성을 냈다. 다만 아이들 중에 기는 연령의 어린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에게는 다소 우정을 느끼는 듯했다. 그러나 아이 옆으로 다가가 장난을 치면서 심하게 부는 바람에 어린아이 쪽에서 무서워하며 피했다. 인간 사회에 온 지3년이 지나 카마라는 비로소 서서 걸을 수 있게 되었고 이때 처음으로 손으로 밥을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이것이 늑대다운 면이 없어진 최초의 특징이다. 이 후 음식을 테이블 위에 놓고 먹는 것을 익히도록 했지만, 혓바닥으로 물을 핥아먹는 버릇만은 고쳐지지 않았다. 이 무렵 카마라는 정원에서 죽은 닭 한 마리를 발견하자 재빨리 물고 숲 속으로 달려가 뜯어 먹고는 입 주위에 피와 깃털을 묻힌 채로 돌아왔다. 아직 닭을 쫒아가서 물어뜯어 죽이는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다. 또 테이블 위의 날고기를 물어뜯어 먹지 않게 되기까지는 5년이 걸렸다. 카마라는 7년 동안 어미 늑대에 의해 길러졌지만 아마라는 2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언니에 비해 인간으로 교육되기가 쉬웠다. 고아원에 있는 2개월 동안 단 한마디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 목마를 때 ‘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나도 사람이 다가오는 것을 싫어했다. 비스킷을 이용해 사람에게 익숙해질 수 있도록 교육시키려 했지만 10개월이 지나도 이들 자매는 비스킷 받아먹는 것을 거부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우유를 주면 혀로 핥아먹으면서 가까이 다가왔다. 그런데 과일은 절대 먹으려 하지 않았다. 아마라는 인간 세계로 나온 지 1년 만에 죽었다. 카마라의 슬픔은 매우 컸고 이 때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며칠 동안 음식을 먹지 않고 미친 듯이 돌아다니거나 울부짖었다. 그리고 다시 옛날의 사나운 늑대로 돌아간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카마라를 위로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다리의 관절을 펴는 마사지를 해주고 기생충 구제나 의료에 신경을 썼다. 또 친구를 만들어 주려고 했으나 카마라는 산양과 노는 것을 더 좋아했다. 카마라는 조금씩 아내를 따르게 되어 아내가 손으로 주는 음식을 받아먹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하는 놀이를 처음에는 무관심하게 바라봤지만 나중에는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새로 만든 그네에 특히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았다. 외부 세계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면서 카마라는 서서히 얌전해져 다루지 쉬워졌다. 나중에는 우리와 산책을 하러 갈 정도가 되었다. 그래도 달릴 필요가 있을 때는 옛날이 습관이 되살아나 손으로 짚고 달린다. 말을 배운 것은 훨씬 나중의 일이다. 문명사회에 나온 지 3년 만에 아내를 향해 배고픔이나 갈증 같은 무엇인가를 호소하는 말을 했다. 4년째에는 다섯 마디의 말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어느 정도 사람이 하는 말을 알아듣는 것 같았다. 그 후에는 색깔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5년째에는 식사습관도 상당히 바뀌어 컵으로 물을 마실 수 있게 되었다. 대변과 소변도 깨끗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목욕하는 습관도 생겼다. 6년이 지나 카마라가 14세가 되면서부터는 어느 정도 정상적인 보행을 할 수 있게 되었고, 표정도 한결 인간다워 보였다. 7년째에는 45마디의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친구들이 대화도 일부는 이해하는 것 같았다. 그 해 봄에는 짧은 어구를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노래도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옷을 싫어해서 묶어 놔야만 했는데 이 무렵에는 혼자서 옷을 입기 시작했다. 다소 치장을 하기 시작했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옛날에는 친했던 개를 무서워하며 피해 다니고 닭장에 들어가도 닭을 죽이지 않고 달걀을 모아 와서 칭찬을 받고 좋아했던 일도 있었다. 내 가족은 물론 고아원 사람들과도 친해져서 우리를 잘 따르게 되었다. 시킨 일을 잘 해내기 못하면 슬퍼하며 울 만큼 인간적으로 되었다. 그런데 카마라가 인간 세상으로 나온 지 7년째 되던 해 가을, 카마라는 염증을 일으켜 앓아 눕게 되었고 9년째에 다시 요독증에 걸려 17세로 추정되는 나이에 생애를 마쳤다. 늑대 굴에서 7년, 고아원에서 9년을 산 셈이다. 이상은 태어나자마자 늑대에 의해 길러진 인간에 관한 기록이다. 이 기록은 ‘인간은 환경에 따라 어떤 식으로도 자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카마라와 아마라도 태어나자마자 바로 늑대에 의해 길러졌기 때문에 늑대로서의 재능은 발달한 반면 인간으로서의 재능을 크게 상실하고 말았다. 아마라는 늑대에 의해 길러진 기간이 2년 정도여서 아직 인간으로 자랄 가능성을 전부 잃어버리지는 않았다. 그래서 고아원으로 온지 2개월 만에 ‘물’이라는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7년간 늑대 손에 자란 카마라는 재능의 계발 가능성을 거의 잃어버려 말을 배우는 것도 아주 느렸다. 인간 사회로 나온 지 2년째에 싱 목사를 향해서만 뭔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했고, 4년째에는 겨우 6마디의 말을 할 수 있었으며 7년째에 간신히 45마디의 말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0세 교육의 비밀>(시치다 마코토 지음/ 모국어교육연구회 옮김/ 한울림) [출처] (225)늑대가 기른 카마라|작성자 서책)

이성은 인간에게만 부여된 특권이 아니다. 그것은 오로지 후천적 교육(또는 가혹한 훈련)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유아기 시절의 교육은 그래서 중요하다.

데카르트는 칸트 등의 다른 이성론자들과 비슷하게 이성을 '신의 선물'로 보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구체적인 일정, 목표, 실천 방안을 갖춘 프로젝트 ABC(Anton & Biya Couple) Book 프로젝트!

가까운 친구를 집으로 초대해 저녁을 먹으면서 해주는 얘기처럼 따뜻하고 솔직하게 쓰기로 했다. 

우리는 자기만의 인생 공식을 만들어가는 즐거움과 '따로 또 같이'라는 인생 옵션에 대해 말해주고 싶었다. 우리 모두가 대단하진 않아도 재미있게는 살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이 책을 쓰는 내내 지난날을 돌아보고 오늘을 살피며 내일을 계획할 수 있어 좋았다. 참,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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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기도한 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다섯시간동안 각자을 쓴다. 나는 1교시를 시작하자마자 한 시간 정도 요가하고 일기를 쓴다. 시간이 없어도 이 두 가지를 해야 몸과 머리가 잘 돌아가기 때문이다. 안톤은 이 시간에 슈퍼마켓에 가서 갓 구운 빵과 신선한 채소 및 과일을 사온 후 집필에 집중한다.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무려 3시간이 휴식 시간! 느긋하게 점심을 해 먹고 정원 돌보기, 빨래 등 집안일을 하거나 낮잠을 잔다.

오후 4시부터 저녁8시까지 4시간 동안 다시 각자의 공간으로 돌아가 글을 쓴다.

8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자전거를 타고 근처 에 가서 10시까지 놀다 오는 달콤한 시간!

돌아와서는 짭짤한 과자에 시원한 맥주를 한 잔씩 마시고 취침, 이른 아침 6시까지 꿀잠을 잔다.

놀 거 다 놀고 잘 거 다 자면서도 글이 써진다니 신기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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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누군가를 도울 때는 재빨리 결정하자. 적은 액수라도 그날 본 할머니 같은 분에게는 무척 요긴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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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돕는 것과 특수한 상황에서 전문적으로 돕는 기준이 크게 다르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 돕는 것이 직업인 인도적 지원 활동가들은 이런 지침을 따른다. '곤궁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건 우리의 임무이며, 이들은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들을 품위 있는 인간으로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이 명료한 지침은 주는 자와 받는 자가 존재하는 모든 상황에 적용된다고 믿는다. 일상생활에서도, 구호 현장에서도 도움받는 사람을 절망적인 대상으로 보거나 그렇게 대우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그들 역시 품위 있는 인간이다. 다만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한 상태에 있을 뿐이다. 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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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처음 만났어요?"

"아프가니스탄이요. 그때는 안톤이 보스였는데 지금은 내가 보스예요."

이 한마디에 우리 사랑의 역사가 담겨 있다. 그렇다. 그와 나의 관계는 지난 18년간 다채로운 모습으로 진화,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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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이 있다. 재난 대응과 복구의 주체는 지역 주민, 지역 정부 및 해당 국가이고 우리는 그들을 돕는 보조 역할(Humanitarian Assistance)을 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구호 자금과 구호 시스템을 가져왔다고 해서 주민 동의와 참여 없이 우리 식으로 일하면 절대 안 된다는 교과서적인 원칙이 확고했고 이걸 지키느라 그 욕을 먹는 거였다.

행정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재난 피해자에게 최대의 혜택을 주려고 했고, 현지 직원에게 파격적일 만큼 중요한 역할으르 맡겨 지역 주민에게 꼭 필요한 프로그램을 운용하게 했으며, 젊은 직원들이 경력을 잘 쌓을 수 있도록 아낌없는 조언과 도움을 주었다.

합의한 원칙과 마감일에 엄격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분명하고,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진을 빼는 것만 제외하면 그는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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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잡트레이닝 OJT(On The Job Training) : 근무하면서 훈련받기

 

[네이버 지식백과] on The Job Training

OJT는 현장감독자 등 직속 상사가 작업현장에서 작업을 통해 개별지도ㆍ교육하는 것이며, 이용하는 범위가 넓다. 작업요령, 급소를 잘 이해해서 올바른 방법을 체득하여 무리, 낭비 불균형이 없이 작업능률이 향상하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방법은 구체적인 교육방법이지만 때로는 지도자에 의해 계획성이 없는 교육이 될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지도자에 대한 교육ㆍ지도 등에 유의가 필요하다.

OJT에 의한 방법은 구체적이 되어서 좋지만, 일면 지도표에 의해서 임기 응변적이 될 결점이 있다. OJT에 의해 교육방법의 4단계는 다음과 같다.

제1단계-배울 준비를 시킨다 : 편안하게 한다. 어떤 작업을 하는지 말한다. 그 작업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있는지 확인한다. 작업을 배우고 싶은 기분이 되도록 한다. 올바른 위치에 자세를 취하도록 한다.
제2단계-작업을 설명한다 : 중요한 스텝(step)을 하나씩 말해서 들려주고, 해 보이고, 기록해 보인다. 급소를 강조한다. 확실하게, 빠짐없이, 끈기 있게, 이해하는 능력 이상으로 하지 않는다.
제3단계-시켜본다 : 시켜보고-잘못을 시정한다. 시켜보면서 작업을 설명하도록 한다. 다시 한번 시켜보면서 급소를 말하도록 한다.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확인한다.
제4단계-가르친 결과를 본다 : 작업에 종사시킨다. 모를 때에 답변할 사람을 지정해 둔다. 몇 번이고 조사한다. 질문하도록 작용한다. 차츰 지도를 줄인다.

[네이버 지식백과] OJT [on The Job Training] (산업안전대사전, 2004. 5. 10., 최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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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주제는 나의 가장 큰 관심 분야인 재난 위험 감소로 정했다. 이미 발생한 재난에 잘 대응하는 것보다 미리 재난 요인을 줄이는 게 재난 피해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현장에서 뼛속 깊이 깨달았다.

재난 대비 비용으로 1달러를 쓰면 재난 대응 비용을 4달러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대형 자연 재난이라도 재난 대비를 잘했다면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연구는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 2004년, 인도양 쓰나미 때는 최대 30미터 높이의 파도가 시속 600킬로미터 이상의 속도로 밀려들어와 20여 만 명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러나 주민들을 반나절 전에만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지 않았을 거다. 아무리 엄청난 쓰나미라도 파도가 해변에서 5킬로미터 안까지는 미치지 못한다니 어른 걸음으로 두세 시간만 걸어도 목숨을 건졌을 거라는 얘기다.

이 지역 주민들이 쓰나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한번이라도 교육이나 훈련을 받았더라면, 동네마다 대피를 알리는 사이렌 확성기만 있었더라면 얼마나 많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까? 

재난이 일어난 후에야 미디어의 관심과 구호 자금이 몰리는 게 현실이다. 오랫동안 생각해온 이 문제는 자연스레 내 논문주제가 되었다.

사례 연구 국가는 필리핀,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지리적, 사회경제적 재난 취약성이 비슷하고 동일한 위험 감소 시스템이 있는 두 지역에 비슷한 시기에 초대형 태풍이 왔을 때 한 지역은 수천 명이 사망, 부상, 실종했는데 다른 지역은 인명 피해가 거의 없었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연구결과, 재난으로 인한 직접적인 인명 피해 규모는 재난 조기 경보와 대피 명령을 얼마나 잘 따르는가에 달려 있고 이름 결정하는 것이 사회적 자본이었다.

즉, 지역 내에서 주민들이 

1) 가족 및 이웃 간의 신뢰

2) 마을 자치단체, NGO 및 시민단체, 교회 등 종교 집단과의 신뢰

3) 지방 및 중앙 정부 간의 신뢰가 높을수록 주민들이 조기 경보와 대피 명령에 잘 따르며 그 결과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재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댐, 방파제, 대피소를 건설하고 재난 방지 매뉴얼을 만들어 주민 훈련을 해야 하는 것만큼이나, 평소에 사회 구성원과 다양한 조직 간의 신뢰를 쌓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밝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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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가편, 있는 힘을 다해 달리는 말에 너무나 오랫동안 채찍질을 했다.

走馬加鞭 (주마가편)

  • 1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기라는 속담(俗談)의 한역으로,
  • 2 형편(形便)이나 힘이 한창 좋을 때에 더욱 힘을 더한다는 말
  • 3 힘껏 하는 데도 자꾸 더 하라고 격려(激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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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의 여권 이름은 '안토니우스 프란시스 반 주트펀'.

'안토니우스'는 이름, '프란시스'는 세례명, '반 주트펀(van Zutphen)'이 성인 전형적인 네덜란드 이름이다. 성이지만 van의 v는 소문자로 써야 하는데 이는 영어로 치면 from, 즉 어디에서 왔다는 의미의 전치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의 조상은 북부 주트펀 지역 출신인거다.

전통적인 네덜란드인 성에는 van 혹은 de가 붙은 게 많다.  빈센트 반 고흐는 고흐 지방에서 온 빈센터로 반은 중간 이름이 아니라 성의 일부이니까 고흐가 아니라 반드시 반 고흐라고 해야 한다.

그 외에 다른 유럽 성처럼 바커(빵 굽는 사람), 팀머만스(목수) 등 직업에서 유래한 성이나 얀선(얀의 아들), 피터르스(피터의 아들) 등 아버지의 이름에서 따온 성도 많다.

귀족이나 지주 등 부자들은 이미 성을 쓰고 있었지만 가난하거나 신분이 낮은 사람들은 여태껏 없던 성을 급하게 만들어야 했다. 그때 이름이란 보통 성경 속 인물들 이름으로 한정되어 있어 수많은 사람이 같은 이름을 가졌던 탓에 성씨로 그 사람을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게 한 거란다. 예를 들어 수많은 철수를 그냥 철수로만 부르다가 서울에서 온 철수, 개성에서 온 철수 등 출신 지역을 붙이거나 대장장이 철수, 빵 장수 철수 등 직업을 붙여 쓰면 그가 누구인지 더 확실해진다. 뚱뚱하다(베트), 키가 작다(코트)처럼 신체적 특징이나 빠르다(스넬) 같은 개인의 특성도 성씨가 되었다. 뚱보 철수, 날쌘돌이 철수 등의 별명이 성으로 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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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지탱하는 뿌리

외부 밧줄이란 아무리 굵고 튼튼해 보여도 조금만 상황이 달라지면 새벽안개처럼 사라지는, 참으로 믿을 수 없는 무엇이라는 걸. 기준과 호불호가 손바닥 뒤집히듯 쉽게 변하는 세상에서 믿을 건 스스로 서 있게 하는 자기 뿌리밖에는 없다는 사실을.

나는 어떤 사람인가? 어떤 기질과 천성을 가졌는가? 무엇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남에게 보탬이 되기 위해, 적어도 해가 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세상의 과분한 칭찬에도 억울한 비난에도 휘둘리거나 휩쓸리지 않고 살고 싶다. 거센 비바람에 흔들릴지언정 뿌리째 뽑힐 수는 없지 않은가?

단단하게 뿌리내리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있다. 나답게 살 용기가 있어야 한다. 자기 장단에 맞춰 춤추는 것.

남 눈치가 아니라 내 눈치를 봐야 한다. 어떻게 하든 내 장단을 찾아내서 그에 맞춰 내 춤을 춰야 한다. 그래야 힘들어도 재미있고 어려울 때도 잘 견뎌낼 수 있다. 그래야 비로소 나답게 내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며 살 수 있다.

결혼하면 남편이라는 든든한 밧줄이 생기는 줄 알았는데 정반대다. 내게 안톤은 외부 밧줄이 아니라 내 뿌리를 더욱 굵고 튼튼하게 만드는 성장촉진제였다.

결혼하니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가 더욱 잘 보인다. 무엇을 타협하고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도 점점 뚜렷해진다. 그래서일까, 결혼 후에는 내 장단에 맞춰 춤추는 것 역시 점점 숴워지고 있다. 예상치 못한 일이고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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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팜, 액션에이드, 월드비전 등 국제구호개발 기관

* 개발 사업(서아프리카, 방글라데시)

* 인도적 지원 사업 : 구호 사업(재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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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지원의 최소 기준에 관한 책 [스피어 프로젝터 The Sphere Project(2006~2011)] 구호 현장의 바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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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활동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과는 거리가 먼 임시방편, 일회용 밴드식 사업은 아닌가?' '구호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지만, 그 효과는 그저 반짝하고 끝나는 건 아닌가?' '단기적인 집중 구호가 지원 의존심을 높이거나 지역의 장기적인 개발 사업을 방해하지 않는가?'

이 질문들에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인도적 지원을 하는 사람들은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 대원과 같다. 일단 불길을 잡고 사람을 살려야 한다. 그 일을ㅇ 하다가 잘 가꾼 꽃밭을 망가뜨릴 수 있고 귀중한 도자기도 깨뜨릴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염려된다고 불 속에 있는 사람을 그대로 둘 수는 없지 않는가?'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 망가진 꽃밭과 깨진 도자기 때문에 말할 수 없이 많은 비난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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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발생을 예견하고 대응을 준비하고 구호 단체, 후원자, 지역 주민 등 이해당사자들과 소통하며 최선의 계획빠르게 실행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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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오전인 27세에 집을 나가 열심히 일하다 66세, 인생의 늦은 오후에 집에 돌아온 기분이다. 돌아와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는 차를 마시는 중이다. 이 시간이 넉넉하고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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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이런저런 업무 제안도 있지만, 그건 꼭 내가 아니어도 되는 일이다. 지금은 비야 남편이라는 역할에 충실할 때다. 항상 비상사태처럼 사는 비야에겐 구호 전문가인 내가 필요할 테니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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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미소를 주고받고, 주변을 깔끔하게 하고, 돈이나 시간을 들이는 데 너무 인색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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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있고 귀여운 할머니, 할아버지로 늙어가기

1. 아는 척하거나 말 길게 하지 않기

1) 물어보기 전에는 말하지 않기(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지식과 정보는 인터넷 검색을 5분만 하면 다 나온다는 것을 명심하자).

2) 우리의 경험과 의견을 물어봤더라도 질문의 핵심 및 요점만 간단 명료, 명쾌하기 말하기(주저리주저리는 절대 금물. 혀를 깨물어서라도 멈춰야 한다!)

이렇게 하니 '한 말 하고 또 하기'와 잔소리까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2. 다른 사람이 말할 때 끼어들지 않기 "잠깐만 기다려요. 내 말이 아직 안 끝났으니까"라고 지적해달라고 부탁했다.

나라는 고효율 추구형 인간은 덕분에 탕진의 죄책감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역설적으로 그제서야 비효율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산다는 건 뭘까, 우리는 여전히 궁금하기만 하다. 그러니 앞으로도 살아가는 일에 관한 우리의 이야기를 결코 멈추지 못할 것 같다.

2019년 가을, 임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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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장애인을 차별하고 배제하며 형성된 환경에 익숙해진 나머지 전혀 의도치 않은 상태로

'지금까지 차별을 해 왔으니 앞으로도 차별을 지속하고 싶다'고 자기도 모르게 속마음을 내비치는 사람들이 여전히 이 사회 곳곳에 있다.

비장애인으로서 오랫동안 살아온 나 역시 이러한 혐의에서 자유롭지 않다. 나에게는 너무나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어떤 환경이 실은 완전에 가까운 차별을 통해 구축된 것일 가능성이 있음을 늘 의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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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애인들은 급변하는 삶과 환경이 가져다주는 모든 위험으로부터 안전한가? 중요한 것은 누가 오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일이 아닌가? 그것이 모두를 위해 좋은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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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세상이 저는 더 즐겁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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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이와의 삶에서 나를 정말로 어렵게 하는 것은 혜정이와 살아가는 것 그 자체보다 혜정이와 함께 살아갈 준비가 안 된 이 세상과 마주하는 것이다. 우리는 함께 살아갈 수 있다. 살면, 살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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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느낀 자유를 혜정이도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스스로 자기 삶의 규칙을 정하고 그것을 따라가는 기쁨을 혜정이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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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이의 행동이 지나친 게 아니라 시설 안의 세계가 한 인간을 담기에는 너무나 작고 비좁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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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평생을 걸어도 다 걸을 수 없을 만큼의 길이 있다. 모든 길을 다 걸을 수는 없지만, 정말로 원한다면 우리는 어디로든 갈 수 있다. 어떤 길은 그 길을 걷기 위해 아주 많이 걸어야 하지만, 정말로 가고 싶은 길이라면 설령 그 길을 가는 도중에 생을 마감한다 해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어차피 어떤 길에서든 반드시 삶의 끝을 맞이해야 한다. 그렇다면 기꺼이 떠난 여행길에서 마지막을 맞이하는 것이 좋다. 나는 혜정이를 향해 걸었고, 이제 우리는 함께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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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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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에 힘이 실리는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단 하나, 믿고 있는 것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우리 각자에게는 자기 삶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실천을 찾아야 하는 숙명이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사람들이 저마다의 답을 찾는 지난한 과정을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하고 응원하며 함께 고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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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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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느끼는 행복은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할 수 있는 만큼 실천하며 살아가는 행복이다. 나는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는 신념에 공감했지만 오랜 시간 그것을 실천하며 살아가지 않았다. 모든 인간의 존엄은 이상일 뿐, 현실은 그저 힘의 논리에 지배당할 뿐이라는 생각에 휩싸여 방황했다. 혜저이와 함께하며 알게 된 것은 신념이란 실천하는 만큼 진실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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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공적인 주제라기보다는 사적인 주제다. 하면 하는 것이고, 안 하면 안 하는 것이다. 하여면 어떻게든 할 것이고, 못 하면 안 하면 된다. 결혼은 나에게 행복이나 안정의 상징이 아니다. 그저 인생의 하나의 옵션이다. 뭐가 됐든 나를 사랑한 나머지 나와 함께 매일 같이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을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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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집의 중증 발달장애인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한 번 시설에보내졌다고 해서 뭐 어쩌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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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의 영혼이 숨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기..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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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학회 발제문에서 박숙경 교수는 "탈시설화 정책은 30,980명의 사람에 관한 30,980개의 정책."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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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앞에서 말을 쏟아내고 온 날에는 어김없이 생각에 잠긴다. 나는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보냈을까. 오늘 했던 말들은 정말로 진실이었을까. 내 마음 편해지자고 누군가의 고통을 폄하해버리지는 않았을까. 다른 사람의 상처를 무신경하게 흘려보내지 않았을까. 조금 더 공감하고 노력할 수 있었던 일을 포기하지 않았을까. 이런 질문들 앞에서 한 번도 떳떳해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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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를 미워하지는 않으려 노력한다. 반성이 지나치면 애써 얻은 기운을 나 자신을 미워하는 데 써버리느라 다른 좋은 것들을 하나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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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맞추어 부지런히 춤추지 않으면 일상이라는 축복은 우리를 비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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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에게 진실한 관심을 품는다면 삶은 훨씬 더 많은 신비를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귓속말한다.

 

 

이 책이 우리 부부에게 특별한 이유는 우리도 독일에서 한두달 지내다 왔기 때문이다. 또 상처받아 떠난 길이라는 점이 비슷하다. 남편은 대학의 연구소로 초청받아 공부하러 갔지만 나는 뭐... 거의 피난길이었다.

나의 소진에 가장 큰 기여자는 대학의 부속실장이었던 사람인데.. 그녀는 자신보다 낮은 곳에 있다고 생각되는 모든 교수를 괴롭혔다. 나는 젊은 미혼의 여자 교수고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로 더 많이 괴롭힘 당했다.

나는 어렸고 그렇게 단단하지 못했고.. 악의를 가지고 사람을 괴롭힌다는게 뭔지도 몰라서 그저 우둔한 곰처럼 모든 괴롭힘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정신질환에 걸리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결혼하고 나선 괴롭힘은 좀 나아지긴 했는데 그래도 고통스러웠던 시간들을 어찌 잊을까. 꿈에서라도 다신 만나고 싶지 않다.

책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마지막은 부속실장으로 끝나네. 다신 이 여자 생각을 하거나 글로 적지 않겠다. 이 글에 모든 고통을 남긴다.

 

2019.11.22. 순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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